명절때 가족들과 얘기하다 소재가 떨어지면 이런 게임 만들었다며 유튜브를 보여드릴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 저렇게 총들고 싸우는 게임말고 서로 대화하고 사랑하는 게임을 만들어 보렴
말씀하시는 게임은 어렸을 때 플레이했던 <동급생> 에 가까웠다.아버지의 말의 의도는 정확히 그것은 아니었을 것인데 어쨌든 서로 싸워야 하는 상황. 이것에는 참 불편해 하신다. 싸우지 않는 게임이라… 싸우지 않고 재미있던 게임이 있다. 공격이 없던것은 아니지만 어느 미션이 너무 인상적이 었다.
그 유명한 <오리 눈먼숲>의 긴소나무 탈출 미션이다. 플레이 하면서 가슴이 벌렁벌렁 거렸던 몇 안되는 플레이중 하나였다. (다른 플레이는 1주일 걸려서 잡은 엘든링의 멀키트 였다. ) 소나무를 차오르는 물을 피하며 탈출하는 긴박한 액션은 슬로우모션이 살짝살짝 걸리는 찰진 기술들로 서커스에 가까운 곡예를 선보인다. 파워에이드 색깔을 뽐내며 거칠게 차오르는 물과 아름다운 배경음악은 너무 매력적이다. 음악에 참 공들인 느낌이 나는것이 보통 죽고 다시 시작하면 음악도 처음부터 재생되는데 오리 눈먼숲은 그러지 않았다. 곡은 자기만의 템포를 가지고 끝까지 연주하며 플레이어는 게임이 구현한 자연속에서 자연스레 죽고 다시 산다.
그미션만 다시 해보고싶은데 세이브를 따로 빼놓지 않는 이상 미션만 선택해서 플레이 할수 있는 방법은 없는것 같다. 공들인 연출이 빛날수 있도록. 나같은 감상주의자들을 위해 의미있는 미션들을 선택해서 할수있는 방법을 차기작엔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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