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5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산 핸드폰 거치대이다. 앞으로 쭉 적어 나가겠지만 웬 거치대가 왜 이렇게 많냐고 느낄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는 거치대가 참 많다. 각종 호들갑을 떠느라고 구입한 태블릿들이 꽤 있었는데 본래 이동시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졌던 디자인들을 굳이 집에서 책상 위에 쓰기 위해서 알맞은 거치대들을 찾았던 것이다. 물건들도 자기 태어난 목적대로 사는 것은 본인 운에 달렸다. 여하튼 거쳐갔던 수많은 거치대중 이놈이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편이다. 큰 태블릿도 튼튼하게 고정시킬 뿐 아니라 목침으로 쓸법한 두꺼운 사전 같은 책도 별 흔들림 없이 받아 냄으로써 나의 신뢰를 얻었다.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디자인도 제품에 대한 믿음에 한목 더하고 있어 나의 책상 한편에 자리하게 됐다.
거치대는 접이식으로 되어 있으며 물건을 지지하는 부분이 레일로 되어 있어서 잡고 올리면 4센티 정도 더 올려서 사용할 수도 있다. 올릴 때 매우 뻑뻑한 느낌이 있으며 따라서 쉽게 내려앉지 않는다. 아이패드 10인치짜리를 거치해도 흔들리지는 않지만 손으로 액정을 터치하는 상황이 잦은 편이라면 뒤의 받침대가 넓은 편은 아니므로 적절한 거치대는 아닐 수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아이패드 미니가 약 8인치로 알고 있는데 그 정도가 이 거치대의 한계로 생각된다.
나는 3가지 경우로 이 거치대를 사용한다.
1. 가끔 스위치를 올려놓고 가볍게 젤다 하기.
2. 6인치짜리의 이북을 거치해 놓고 보기.
3. 밥 먹을 때 핸드폰 거치해 놓고 유튜브 보기.
내 핸드폰은 사이즈가 큰 편이라 적당하게 유튜브를 보기 좋다. 책상에 컴퓨터가 없는가? 왜 굳이 거치대를 이용해서 핸드폰으로 보는 것인가? 여기에는 홀로 하는 식사에 대한 나의 고민이 있다. 혼자 오래 살아오면서 식사를 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보통은 컴퓨터의 모니터에 뭔가를 띄워놓고 감상하면서 식사하는 것이 평범한 일상이었다.
하나 큰 화면과 큰 음향으로 나오는 콘텐츠들 앞에서 식사는 메인이 아니라 보조가 될 뿐이다. 밥을 먹기 위해 티비를 보는게 아니라 티비를 보기 위해 밥을 먹는 것 같은 주객이 뒤집어진 느낌이었다. 음식의 맛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콘텐츠는 끝이 났는데 식사는 남아있는 경우라던지. 식사가 끝났는데 콘텐츠가 남아있는 경우라던지 그 둘 다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영상을 정지시켜 놓고 음식물을 주섬주섬 치우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저런 시도 끝에 찾아낸 나만의 해결책은 바로 커다란 화면을 끄고 핸드폰으로 가벼운 영상들을 틀어놓고 식사를 하는 것이다. 가볍고 작은 영상의 목표는 가벼운 소비다. 그야말로 식사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적당히 무시도 할 수 있고 적당히 관심도 가질 수 있는 그런 콘텐츠를 적당한 크기의 화면으로 적절하게 받칠 수 있는 상태.
이 장비는 대단한 물건은 아니지만 본인의 위치에서 더하고 뺄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작고 튼튼하다.
별점 3/5 작은 것을 지지하는 굳건함이 완성하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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